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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소설 I <영혼 방탈출>

개루프이득 2021. 12. 20. 19:02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영상 중에 하나로, 유튜브 진용진 채널의 "짧은 영화" 라는게 있다. 이 영상에서는 세상에 없는 영화, 그러니까 진용진의 망상으로만 만들어진 약 20분짜리 영화를 올리는 채널인데, 그런걸 재미있게 보고 있어서 그런가, 이번에 (개인적으로는) 꽤 재미있는 꿈을 꿔서, 그 기억에 살을 붙여서 나도 망상으로 짧은 이야기를 만들어봤다. 그러니까 망상에 망상을 더한 소설 정도가 될 것 같다. (글을 매력적으로 쓰는 재능따위는 없어서 표현력의 한계는 있겠지만...)
망상 소설 I 이라고 한 이유는, 연구하다 언제 또 삘 받아서 이런 망상을 할지 모르니까 여지를 남겨뒀다.

<영혼 방탈출>

약 5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정체를 모르는 방 안에서 정신을 차린다. (내가 주인공인 시점)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이곳에 잡혀들어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모두 전혀 기억이 없고, 면면을 보면 처음 보는 사람,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 섞여있다.

다들 직감적으로 이곳을 탈출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방탈출과 같이 여러 가지의 문제를 서로 합심해서 풀어나간다. 방탈출과 비슷한 문제들은 대부분 그 곳에 오게 된 사람들의 현실세계에서의 일들과 관련이 된 문제들 이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문제를 풀었지만 문은 열리지 않고, 중앙에 재단 같은 곳에 의문의 약들만이 놓여 있다.
여러 사람들 중, 자신이 구마사(퇴마사)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등장하여 약들을 보고, 지금은 귀신이 우리가 탈출하는 것을 막고 있으며, 탈출을 하기 위해서는 이 귀신의 혼을 달래주고 하늘에서 용서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연히 처음에 사람들은 믿지 않았고, 그의 의견에 동요한 일부만이 그의 주장에 따라 수상한 의식을 시작한다. 이 의식을 시작하자 참가 중인 사람들과 주변이 이상하게 변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발견을 하게 되고, 무슨 이유인지 그 의식은 계속 실패하고 같은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구마사는 이 의식을 위해서면 여기 있는 50여명이 모두 같이 해야 하고, 그 중에 2명은 위에 있는 약을 먹고 특수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사람들은 이미 현실적으로는 불가능 한 일이 벌어지는 것을 옆에서 봤기 때문에 이 구마사의 말을 하나 둘씩 믿기 시작한다.

구마사가 말하는 의식의 방법은, 모든 사람들이 이 귀신을 위해 계속 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몇 가지 조건이 있는데, 일단 의식이 시작되면, 바닥은 약 무릎높이까지 물이 차기 시작한다. 그리고 절을 하는 사람들은 물고기, 자라 등의 해양 생물로 모습이 변하며, 어떠한 주변의 방해가 있더라도 물 속에 잠수를 하며 계속 절을 하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2명은 맨 뒤에서 이를 지켜보는 역할을 하는데, 이 두명이 이상한 알약을 먹게 된다. 이 알약을 먹으면 귀신이 나타날 때 그 부분이 밝아지는 것을 볼 수 있게 되며, 이것이 의식 시작의 신호가 된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끝에 모든 사람들이 설득이 되었고, 구마사의 지목으로 나는 대표 중 한 명으로 약을 먹고 귀신이 나타나서 밝아지는 것을 확인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의 역할이 되었다. 약을 먹고 계속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진짜로 재단 위의 초록색 병풍 같은 곳이 갑자기 밝게 빛나기 시작한다. 다른 한 명도 같은 현상을 보고, 곧바로 의식이 시작이 된다. 하지만, 여기서 구마사가 설명을 하지 않은 부분까지 보이기 시작하는데, 빛이 난 이후로 실제로 그 위치에서 귀신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손을 대지 않고 머리로 서있는 처녀귀신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당황하고 무서운 나머지 나는 그곳을 계속 보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그 순간 물고기, 자라 등이 되어 절을 하던 사람들을 갑자기 다른 물고기가 나타나서 공격을 하더니 의식이 멈추게 된다.

같이 알약을 먹은 나머지 한 명은 귀신의 모습까지는 보이지 않는 눈치였고, 의식이 실패한 원인이 나에게 있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의식이 실패한다. 사람들은 전혀 원인을 모르고, 계속 더 거세지는 이유 모를 공격을 견디려고만 애를 쓰고 있으며, 나는 직감적으로 알약을 먹은 둘 중 한 명한테만 귀신이 직접 보이고, 그 귀신을 피하면 우리가 나가는 것을 막고 있는 귀신이 더 화를 내어 의식의 진행이 어려워지게 되는 것 같다고 추측을 하게 된다.

그렇게 다시 의식이 시작된다. 귀신은 매번 모습이 바뀌었으며, 다시 처음에 봤던 머리로 서있는 처녀귀신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나는 최대한 눈을 피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그 귀신은 재단 위에서부터 강력한 빛을 내면서 앞이 하얗게 보이지 않았다가 다시 보일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계속 나에게 다가왔다. 그렇게 내 얼굴 바로 앞까지 귀신이 다가왔고, 더이상 피하지 않자 그 귀신은 원래의 모습을 보여줬다.

놀랍게도 그 귀신은 내가 실제 세계에서 알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었다(현실의 지금 시점에서 죽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있는). 친구의 모습으로 바뀐 귀신은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그 친구는 주변에 한 명씩은 있는 운이 정말 좋은 친구였다. 뭔가 하는 것 마다 운이 좋게 정말 잘 풀리는 그런 친구... 그 귀신은 자신이 이곳에 있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현생에서 내 친구였기 때문에 서로 알고 있음). 그는 생을 마감한 후에 현생에서 죄가 있어서 사후세계로 올라가지 못하고, 현생에 남아 떠돌게 되었다고 한다. 귀신이 된 순간부터 시공간이라는 개념이 없어져서 자신이 원하는 시점으로 마음대로 옮겨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과거로 돌아가서 본인의 인생이 잘 풀렸다면 이런 꼴이 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으로, 알게 모르게 과거의 자기자신을 옆에서 도와주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 역시 사후세계에서 금지시되어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는 영원히 이 세계를 떠돌고 있게 된 것이다.
"이때문에 너가 알고 있는 내가 늘 운이 좋고 잘 풀리는 것으로 보이는 거야"
라고 그 귀신은 설명을 하며, 흔히 말하는 "조상 덕" 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를 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은 자신의 처지처럼 귀신으로서는 비극적인 삶을 살고 있게 된다는 것을 나에게 설명해주었다.

그 순간, 구마사가 꼭 모두가 다 의식에 참여해야 한다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의식은 귀신의 영혼을 달래는 것도 있지만, 현생에 있는 수많은 영혼들이 이 귀신을 용서해달라고 사후세계에 요청을 하는 의미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 역할은 이 귀신이 의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잘 달래는 것이 나의 역할이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귀신과 함께 다시 재단으로 가서 그 귀신과 예전의 둘과 있었던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간다. 그 귀신은 자신은 금기사항을 어기고, 자신의 과거를 바꾼 만큼 사후세계로 갈 자격이 없다고 자책을 하지만, 나는 그에게 언제 이 많은 사람들이 너의 편이 되어 주는 것을 본 적이 있냐고, 그들은 이미 너를 용서하고 있다고 설득한다. (처음에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 공간에 모인 모든 사람은 귀신의 행동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피해 또는 이득을 본 사람들 이었다. 귀신이 자신이 개입한 일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보니, 방탈출 문제들 역시 모두 귀신과 관련된 일들과 연관된 문제들이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그 의식을 받아들이게 되고, 의식이 종료되면서 엄청난 빛이 공간을 감싸게 된다.

눈을 떠보니, 거대한 대기실 같은 곳에서 깨어났다. 꿈이었나 라고 생각을 하지만, 너무 생생했고, 주변에 같이 깨어난 사람들이 모두 함께 의식을 하던 사람들이다. 다만, 구마사라고 주장 했던 사람의 모습만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 정신을 차리고, 원래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찾아가 조심스럽게 어떤 꿈을 꾸었냐고 물어본다. 놀랍게도 모두가 같은 꿈을 꾸었다고 대답하며, 사람들은 모두 한 곳에 모여서 각자의 그 "꿈" 속에서 본인의 역할과 남들은 몰랐던 썰, 의식을 하면서 자신이 보게 된 특이한 부분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그들은 그 의식이 어떤 목적이었는지, 왜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여러가지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귀신과 했던 이야기를 다시 생각하며, 이게 그냥 안 좋은 꿈이었을까, 어떤 최면술에 단체로 걸린 것일까, 아니면 진짜로 사후세계의 재판을 위해 그의 잘못을 따지기 위해 우리들이 불러졌던 것일까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의 귀신으로의 모습을 떠올리며, 마냥 우리가 좋게만 이야기했던 "조상님의 덕을 본다." 는 것이 누군가는 귀신이 되어서도 벌을 받게 된다는 것에 대해 깊게 생각을 해보게 되며, 운에 따라 살아가는 것 보다는 본인의 힘으로 살아가야 겠다고 다짐을 하게 된다. 또, 그 구마사는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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