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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반전세 구하기 - (1) 본문
대구에서 학사, 석박사까지 지낼 예정이었지만, 지도교수님께서 다른 학교로 이직을 하시게 되면서, 이 또한 나에게 좋은 기회이자 경험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여 학위를 약 1년 반 정도 남은 상황에서 외부 파견 학생으로 원래의 지도교수님 밑에서 근무를 하기로 결심을 했다.
전문연구요원 파견 등 여러가지 알아봐야 할 일들이 많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지역에 방을 얻는 것 이었다.
내가 생각한 기준은, 일단 대구 자취방의 큰 짐은 모두 버리고 올 생각이었기 때문에 방은 최대한 옵션이 많은 곳,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차를 운행하고 있기 때문에 주차가 편한 곳 이었다. 우리 집에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매일 밤 주차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면 그것보다 불행한 것은 없다고 생각해서 무조건 1순위는 주차였다.
이러한 선호순위를 정해놓고, 나는 주차공간이 여유가 있는 오피스텔을 위주로 방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예정된 파견 시작일은 8월 말 ~ 9월 초 정도였지만, 5월 말에서 6월 정도부터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
여러 동네를 다녀봤는데, 오피스텔의 문제는 업무용 시설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전입 및 보증금 보호가 안 되는 곳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여기저기 고민을 하다가 보증금을 4~6천만원 정도로 올리고 반전세로 방을 구하기로 했다. 보증금에 대해서는 전세보증보험만 가입 할 수 있다면 적어도 내 보증금은 못 받을 일은 없다고 판단했고, 6000 정도의 보증금이라고 해도 예상 보험료가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었다.
이제부터 쓰는 반전세 구하는 여정이 썩 좋은 내용은 아닌 만큼, 어느 지역 또는 오피스텔 및 부동산 이름을 특정지어서 이야기하지는 않도록 하겠다.
마침 발품을 팔던 동네 중에 내가 정한 반전세 기준에 딱 맞는 매물이 나와있다고 해서 고민 끝에 그 집으로 가계약을 하기로 했다. (이게 앞으로 다가올 비극의 시작이었다...)
사실 이 뒤로 일어난 일들은 내가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고, 사전 조사도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계약을 하겠다고 의사를 밝히니, 그럼 계약서를 쓰기 전에 가계약금을 200만원 정도 입금을 하라고 했다. 나는 거기서 전세보증보험은 가능 한 것이 맞냐고 재차 확인을 했었고, 그 때는 내가 등기부등본을 보는 법을 몰라서 근저당이 얼마인지 봐도 모르니, 부동산에서 그냥 대략 얼마정도 잡혀있으니 보증금을 합쳐도 문제 없다라고 하는 말만 믿고 가계약금 200만원을 입금했다.
그 때 당시에는 몰랐고, 뒤에도 밝혀지겠지만 이 과정에 많은 문제가 있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이 가계약금을 내라고 한 사람이 공인중개사가 아니었고, 그 당시에 부동산에는 공인중개사가 아예 없었다. 나는 공인중개사의 중개 없이 그냥 단독으로 가계약금을 입금했던 것이다. (이 때가 계약서 상 입주일 약 2달 전이다.)
그리고 약 1주일 정도가 지나고, 계약서를 쓰러 가는 날이 되었다.
부동산에 방문을 하자,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내가 계약하기로 한 집이 지금의 주인이 아니라 주인이 바뀔 예정으로, 매매계약이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이 때 단호하게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했어야 하는데, 경험도 없고, 다른 집을 구할 자신도 없었어서 그냥 어영부영 끌려가게 되었다...ㅠ)
당연히 나는 가계약금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들은 바가 없었고, 더 큰 문제는 그렇다면 가계약금을 입금할 때 보여주는 척을 했던 등기부등본은 사실 내가 계약을 하게 될 주인 기준의 등기부등본도 아닌 전 주인 명의로 되어 있을 때의 등기부등본 이었던 것이다. 한 마디로 그 사람은 전혀 다른 등기부등본을 들고 자신의 뇌피셜을 그냥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쁘게 말하면 사기... 이걸 알게 된 이유가 전 주인은 근저당이 잡혀있는게 아예 없었었는데, 가계약금 입금 당시에는 얼마정도 잡혀있다고 이야기 했었다. (당시에는 많이 당황스러워서 이런 것 까지는 생각을 못 했다.)
나는 당황스럽다는 의사표시를 했고, 그 날 처음 이야기를 나눠보게 된 그 부동산의 공인중개사분에게 이대로 진행해도 괜찮은 것이냐고 물어봤지만, 그 처음에 가계약금을 내라고 했던 사람이 와서 자기가 아는 사람이라고 전혀 문제 없는 물건이라고 그냥 믿고 하면 된다고 계속 밀어붙였다.
사실 내 입장에서도 주인이 바뀐다고 해도 처음 조건으로 한 전세보증보험만 가입이 가능하다고 하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그럼 주인이 바뀌어도 전세보증보험은 문제가 없는 것인지 확인을 했고, 전혀 문제가 없다고 걱정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고나서 계약서 조항에
"본 물건은 매매계약이 진행 중인 물건이니, 매매 후 계약서를 다시 작성한다."
와 같은 내용을 추가하고 계약서 작성 후 보증금의 10프로 중도금을 입금했다.
뭔지 모르게 계속 찝--찝 했지만, 순식간에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계약서 서명이 모두 끝났고, 별 일 있겠어? 라는 생각으로 찝찝하고 불안한 마음을 달랬다.
그래도 본계약을 하는 날이 매매가 완료되고 3주 정도 후이기 때문에, 내가 미리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 이라는 생각에 매매계약이 완료되는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2부에서 계속...
https://openloopgain.tistory.com/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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