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반전세 구하기 - (2)

(1부에서 이어집니다.) 1부: https://openloopgain.tistory.com/104

계속 찝찝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기다리는 동안 전세 또는 반전세 계약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매매계약 일자가 지났고, 온라인으로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바로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봤다.
확인을 해보니, 해당 물건에 대해서 매매계약이 된 날짜에 매매가의 80~85%정도가 되는 근저당이 잡혀있었다.
보통 전세보증보험이나 안전한 매물을 위해서는 선순위 채권이 60%이하, 그리고 보증금 합 매매가의 100%가 넘어가면 안 된다고 하던데, 지금 상태로는 보증금 합은 볼 것도 없이 전세보증보험은 당연히 될 수가 없는 부실매물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바로 부동산에 전화해서 (이때까지도 공인중개사랑 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연결해주는, 그 가계약을 진행하신 분이랑 소통을 했다. 이런 사람을 뭐라고 불러야 할 지 모르겠네...) 지금 상황을 설명하고, 이대로면 내가 최소 조건으로 이야기한 전세보증보험을 못 드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니, 계속해서 자신이 아는 사람이라 믿을 수 있다, 정 못 믿겠으면 자신이 개인보증을 서주겠다 이런 이야기만을 했다. 사실 요즘같은 시대에 개인보증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고, 내가 전화를 했을 때 처음에 딱 집주인과 이야기를 해서 계약일까지는 조건에 맞게 정리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으면 됐을 것 같은데 계속 이상한 이야기만 하니, 이 물건에 대해서 집주인이 채권 정리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고 판단, 계약 취소를 주장했다.

한참동안 전화가 오가고 나서 그러면 계약금 돌려드릴테니 부동산 방문하라고 했고, 다시 부동산을 방문했다. 부동산에 가니 이 동네는 다 이런 식으로 계약을 진행하는데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굴어서 그런다, 전혀 문제가 없는 매물이다 이런 이야기를 다시 해서, 나는 이 동네가 어떤지는 알바 없고 어떻게 보증보험사에서도 보증을 못 서 줄 만한 매물이 괜찮다고 할 수 있냐, 내 기준에서는 부실매물이다 라고 하고 다시 계약취소를 요구했다. 결국 계약 취소를 해주겠다고 하고, 서류적으로 처리할 부분이 있어서 나는 잠시 동사무소를 들렀다.

내 추측에는 이 시점에 공인중개사분이 무슨 일인지 파악을 하신 것 같다. 그 전까지는 공인중개사분은 계약서만 써주고 다른 분이 주도해서 하는 느낌이었다. 동사무소를 가던 중에 공인중개사가 아닌 나랑 계속 소통하고 싸우시던 분이 전화가 와서 억울하다는 듯한 말투로 내가 무슨 사기를 쳤냐, 왜 사람을 사기꾼 취급을 하냐 그러면서 하소연을 하더니, 그러면 집주인과 협의를 해서 전세보증보험 조건이 될 수 있는 만큼만 근저당권을 정리하게 하겠다고 했다. 거기에 더해서 무슨 계약일까지는 등기가 안 올라갈 수도 있으니, 등기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부분 대출을 상환했다는 증명서를 떼오라고 할테니 그걸 보고 확인을 하면 된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는 거기에 대해서, 아직 본계약이 2주 이상이 남은 상황인데 등기부등본에 계약일날 확인하지 못하는 것은 말이 안 되니 복잡하게 할 것 없이 계약일 당일에 채권을 모두 정리해서 조건이 되도록 맞춰진 등기부등본을 그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그 조건이 아니면 계약 못 한다고 했다.
일단은 다시 부동산 돌아와서 이야기를 하자고 해서 부동산으로 돌아왔다.

부동산을 돌아오니 공인중개사분만 남아있었다. 아마 공인중개사분이 상황 파악을 하고 그 사람들을 다 내보낸 것 같았다. 거기서 다시 통화로 했던 조건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등본에 올라가려면 적어도 3~4일은 걸리니 계약일 4일 전 쯤에 정리가 되었는지 확인 연락을 부탁한다고 하고 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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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쉽게 끝나지는 않았다(........) 계약 전 주 쯤에 공인중개사분께 연락을 해보니 대출 정리된 것은 없고 오히려 집주인이 이 부분에 대한 연락에 있어서 답이 없다고 하셨다. 정 그러면 세입자랑 직접 연락을 하시라고도 계속 문자를 남기는데, 나한테도 연락이 한 번 없었다. 그래서 중개사분이 이대로는 힘들 수 있을 것 같으니, 비슷한 조건의 매물을 알아봐준다고 하셨고, 정말 운이 좋게도 다른 집에 세입자가 1달도 안 되어서 다시 나가게 되어 같은 조건의 매물을 찾아주셨다. 그 집의 경우는 임대사업자 등록이 되어있고, 전세보증보험도 문제 없었다. 그래서 공인중개사분과 협의를 통해 다른 집으로 계약을 하기로 하고, 묶여있는 내 보증금 10%에 대한 계약금은 부동산에서 책임지고 그 쪽 집으로 넘겨주기로 하여, 나는 나머지 90%에 해당되는 부분에 대한 돈만 입금하기로 했다.

이대로 모든게 다 잘 끝나는 줄 알았으나, 다른 곳에 계약을 하기로 하니 원래 계약했던 곳의 집주인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처음에 나랑 부동산에서 싸우신 분이 집주인과 잘 아는 사람이라고 했으니 그 사람이 옆에서 상황을 보며 집주인에게 다 알려주고 있던게 아닌가 싶다... 애초에 대출 상환 계획은 없었으니 계약일 까지 연락없이 버티다가 계약일날 만나서 어떻게든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속셈이 아니었나 싶다. 어쨌든 전화가 왔는데, 처음에는 약간 당황했다. 내가 본 매매계약서상의 주인은 남자분이었는데, 여성분이 자신이 집주인이라고 하면서 전화가 왔다. (나중에 들어보니 원래 남성분이 계약을 했는데 대출이 잘 안 나와서 아내분 명의로 이전계약을 했다나 뭐라나...) 전화가 와서 마치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 처럼 계약일 전에 공인중개사분이 세입자와 전화 좀 해보라고 해서 연락 했다고 했다. 그래서 난 다시 내 처음부터 조건은 전세보증보험이었다고 이야기를 하니, 집주인분은 자신은 그 부분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고, 이 집은 보험이 불가한 상황이다, 다른 방법으로 세입자분을 안심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해서, 나는 이미 공인중개사분과 다 정리가 되었으니, 이제 더 이상 나한테 연락하지 말고 부동산과 소통해달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후로도 자신은 계약을 취소하게 되면 계약금을 돌려줄 의무가 없다는 내용의 협박성 문자도 왔었는데 이 부분은 사소하니 넘어가도록 하자. (계약금을 돌려받기가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해당 부동산에서 다른 물건에 계약을 하게 되면서 부동산이 책임지겠다고 확언을 한 상황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계약일이 되어서 부동산을 가니, 공인중개사분은 잠시 나가시고 부부 두 명이 앉아있었다. 정말 어이가 없는게, 나는 그 집과 계약을 하러 온 것이 아닌데 전에 계약한 집 주인이 마치 자신의 계약을 하러 온 양 자신들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계약을 하자고 앉아있었다. 그 쪽에서는 자신들은 법적으로 전세보증보험을 들게 해 줄 의무가 없으며, 그게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도 않으므로 전혀 문제가 없는 계약이라는 것을 이야기했고, 우리쪽에서 그간 받은 스트레스가 있으니 엄청 화를 내니 집주인들은 우린 전혀 잘못이 없는데 왜 우리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냐는 입장이었다.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중재안으로 내 보증금의 절반 정도만 입금을 하고 그걸로 대출을 상환해서 조건을 만든다음에 보증보험을 들으라는 이야기도 했지만, 애초에 나는 계약을 하는 시점에 보증보험이 되는 물건을 계속 주장을 했었고, 그 중재안은 결국 내 보증금으로 빚을 갚겠다는 이야기였으니 나는 거절했다. 그러니 슬슬 집주인 측에서 증거를 남기려고 시도했고, 녹음기를 키고 계속 나에게 그럼 우리가 중재안을 제시를 했는데 세입자 측에서 거절을 한게 맞냐는 확답을 받으려고 했다. (계약금을 절대 안 돌려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다.) 나도 그 상황에 눈치를 채고 절대 계약을 안 하겠다는 확답은 하지 않고, 내가 거절을 한게 아니라 애초에 집주인측에서 처음에 내가 제안한 계약조건을 못 맞춘 것이라는 이야기만 반복했다.

그러다가 집주인들이 일정이 있다고 가봐야 한다고 해서, 가기 전에 어떻게든 확답을 들으려고 했으나 나는 절대 확답은 하지 않고 바쁜 일 있으니 일단 빨리 가보라고 보냈다. 그리고 공인중개사와 둘이 남아서, 저 집에 대한 계약은 난 모르겠고, 계약금은 중개사님이 책임져준다고 했으니 알아서 하시고 나는 원래대로 계약하려고 했던 다른 집과 계약을 시켜달라고 주장을 했다. 중간에 일이 복잡해지면서 중개사분도 말 실수를 많이 하시고 그걸 우리가 다 녹음을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인중개사분도 결국 다른 집으로 중개를 해주기로 하시고, 이전에 이야기한대로 차액만큼만 보증금을 입금하고 묶여있는 계약금에 대해서는 부동산에서 받았다는 영수증을 끊었다.

사실 마지막으로 걱정되었던 부분은, 내가 결국 계약을 하게 된 집의 주인 분은 보증금의 90%정도만 받고 일단은 보증금을 100% 받았다는 영수증에 싸인을 해야 계약서상에 명시된 보증보험을 들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집주인분은 이 부동산에서 거래를 오래 하신 분이라서 공인중개사분을 믿고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계약을 해주셨다.


그리고 이 글을 정리하게 된 이유는, 전세보증보험 가입까지 완료된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정리를 하게 되었다. 임대사업자 물건이라서 집주인이 전세보증보험을 신청을 했고, 내가 25%를 부담했다.

정말 힘든 여정이었고 내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는 경험이었지만, 또한 큰 인생의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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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줄 알았지만 완결

https://openloopgain.tistory.com/126

우당탕탕 반전세 구하기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