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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대한 잡념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2019 SK의 마무리

개루프이득 2019. 10. 18. 10:59

작년에 역대급 임펙트를 남겼던 힐만 감독이 물러나고 단장으로 있던 염경엽 감독의 시대가 열렸다.

사실 나는 염경엽 감독의 경우는 감독으로서의 능력보다는 단장으로서의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구단의 입장에서는 당장 염경엽카드보다 확실한 감독 후보가 없었기에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은 아니었다.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이 글은 SK 구단, 감독, 코치, 선수들을 비판하기 위한 글이다.

올시즌 SK는 구단 역대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경기를 이후로 9연패를 할지는 누가 알았을까...

가장 먼저 감독의 능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염경엽 감독이 무능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넥센시절에 이어서 올해 역시 그의 분명한 한계를 완벽하게 보여준 시즌이었다. 시즌 후반의 경기를 보면 감독의 조급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경기운영을 보여주었다. 6회부터 그날 감이 좋은 타자를 대주자로 교체한다던지 이런 모습을 심심치않게 보여주곤 했다. 물론, 상황이 그렇게 급박하게 쫓기는 상황이었으면 어느정도 이해는 하지만, 염경엽감독의 경우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선수들 관리를 해준다고 모든 주전을 다 빼고 경기를 운영했었고, 2위랑 거의 6경기차가 나는 시점부터 조급함에 쫓기면서 모든 주전선수들을 총 동원하며 이길 수 없는 야구를 운영했다.

포스트 시즌의 경우도, 개인적으로 엔트리부터가 마음에 안 들었다. 한 명 한 명의 엔트리가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전문 대주자 자원을 2명, 그리고 타격툴 없는 전문 2루 대수비 자원을 한 명을 데리고 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 대주자 자원 2명을 모두 활용할만한 경기는 없었으며, 2루에는 포시 내내 감이 좋았던 최항이 있었지만, 항상 7회만 되면 아마 수비강화를 이유로 신인급의 대수비자원으로 교체가 되었다. 그 결과 최항의 타석은 경기말에 한 번 버리는 타석이 되거나, 엔트리 두명을 더 이용하여 대타를 내는 매우 비효율적이고 이해가 안 가는 경기운영을 하였다. 이와 대비되게, 투수조에서는 1차전부터 신재웅을 제외한 모든 투수자원을 소진하였고, 2, 3차전에서도 염경엽 감독의 "쓸놈쓸", 쓸 놈만 쓰는 모습이 계속 나타났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리즈가 문승원에게 트라우마가 되지 않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포시를 준비하면서 4시간의 미팅이 있었다는데, 이는 거의 고문수준이었다는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코치진이다.

플레이오프 중에 나온 기사이다. 아무리 팀 분위기가 안 좋아도 이런 인터뷰를 한 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추측으로는 감독, 코치진들 사이에 분열이 생겨서 염경엽 감독을 깍아내리기 위한 정치질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팬들은 경기장을 찾아가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는데, 본인들이 못해서 떨어져놓고 저런 마인드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다음으로는 선수들이다. 어쩔 수 없이 모든 상황이 이재원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도록 만들고 있다.

어제 경기 9회초 10대 1 상황의 중계화면 캡쳐이다. 모든 선수들이 다 분위기가 안 좋은데 주장이라는 선수가 혼자 해맑게 웃고 있고, 김성현은 옆에서 하품하는 모습이 찍혔었다. 이 모습을 본 팬들은 열받을 수밖에 없다. 이재원은 작년부터 FA 관련 인터뷰에서 프렌차이즈 대우를 위해 밑밥을 까는 구단을 뒤로하고 돈 많이 주는 곳으로 가겠다는 말을 했고, 올해는 5승 1패 후 팀 분위기가 너무 안 좋다며 "초상집" 발언을 했다. SK팬이라면 이재원 선수가 팬들을 얼마나 사랑하는 선수인지는 잘 알지만, 타격툴도 죽은 올 시즌, 포수로서의 최악의 플레이밍 능력과 1할대의 도루저지율을 보여주면서 팀의 1년이 끝나는 상황에 저런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다음은 이 기사이다.

올시즌 이재원의 초상집 발언으로 욕을 많이 먹긴 했지만, SK 팬덤이 그렇게 욕을 많이 하는 팬덤은 아니다. 저 논리라면 박병호나 김재환* 같은 선수는 정상적인 선수생활이 힘들어야 한다. 

올시즌 선수들 올스타 한 명이라도 더 보내겠다고 남자 프로듀스 투표까지 매일하고 인증을 다니고, 희망더하기 같은 좋은 행사를 하면 야구장 가는 셈 치고 1~2만원씩 꾸준하게 기부도 하고 타팀팬들에게 홍보 다니고, 거의 10번 이상의 홈, 원정경기를 다니면서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한 팬 중 한 명으로, 그 탓을 팬에게 돌리는 모습에 상당히 큰 실망감이 느껴졌다. 

 

마지막은 구단이다.

이미 구단측에서는 김광현의 MLB 진출을 막기위한 언플기사들을 풀기 시작했다.

참으로 염치없는 짓이다. 구단을 위해 그 누구보다 헌신한 선수의 꿈을 막으려고 들고 있다. 지금 당장 이번 시즌에 대한 반성과, 대책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져나와도 모자랄 판에,

이런 기사들만 올라오고 있다.

김광현이 선수단 전체에게 보냈다는 문자 전문이다. 팀의 주장이 히히덕거리고 있을 동안에 이렇게 팀을 생각하며,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인데, 이 선수의 오랜 꿈인 MLB 진출을 막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본다.

 

사실 이 모습 그대로 SK의 2020년이 시작된다면 야구를 계속 볼 자신이 없다.

구단에서는 확실한 피드백을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2020년을 위해 제대로된 타격코치가 영입이 되고, 전력의 약점을 FA영입으로 채웠으면 한다.

그리고 김광현선수의 MLB 도전을 모든 SK팬들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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