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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루프이득의 블로그
아마도(?) 대학원 생활 마지막 도전 - 대한민국 인재상 도전 본문
시간이 참 빠르다... 운이 좋게도 연구 성과도 빠르게 잘 나오고, 또 여러 이유들로 이번학기를 마지막으로 2024년 2월에 박사 졸업을 앞두고 있다.
아직도 내가 박사를 받을 자격이 되는 것일까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과 고민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진짜로 잘 해오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역설적이게도 전공관련 지식이 높아질 수록 점점 확신이 없어진다.
처음 대학원을 들어왔을 때를 다시 돌이켜보면 솔직히 두렵고 무서웠다. "무학과"라는 타이틀의 학사 학위를 가지고 올라온 대학원에서는 연구실 랩미팅에서 하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을 때 까지 거의 한 학기가 넘게 걸렸고, 첫 논문으로 받은 교수님의 학위과정 때의 논문을 읽고 이해하는 것에만 1년 가까이 걸렸었다.
거기에 연구실 분위기 상 연구 주제를 이어받아서 가르쳐주는 "사수"도 없었고, 내가 뭘 공부해야할지도 막막했고 이 분야에서 내가 과연 나중에 돈을 벌 수 있을까 두려웠다.
그 때쯤에, 내 과거 시절들을 돌이켜보며 쓴 블로그 글이다.
https://openloopgain.tistory.com/79
내가 살아온 인생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많이 들었었다. 늘 어딘가 뒤에 숨어서 적당히 중간만 가려고 했던 모습이었다.
당시 생각으로는 더 이상 앞에서 끌어줄 선배가 없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느껴졌었다. 그래서 달라지고 싶었고, 진짜 경쟁력 있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런 다짐을 하고 개인적으로 크게 두 가지의 목표를 정했다.
1. 대학원생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
2. 교내상 수상을 한 번 해보자.
1번의 목표를 위해서 다양한 종류의 논문지들을 투고해보고, 그 결과 운 좋게도 SCIE 상위 4% 이내의 저널들에 두 편의 논문이 개제되었으며, 작은 학술대회이지만 우수 논문상도 수상했다. 그 밖에도 구독자 150만 채널인 사물궁이와 협업을 진행하기도, 그리고 내 블로그를 본 사람들에겐 가장 익숙할 엘지 유플러스 박사과정 산학장학생을 재수 끝에 합격하기도 했다. 학위과정도 잘 풀려서 최단기간에 박사 졸업도 앞두고 있다.
반대로 2번의 목표는 쉽지 않았다. 일단 내가 저런 목표를 정한 이유는, 나는 DGIST라는 학교를 추가합격으로 들어오면서 입학 때부터 약간의 열등감이 있었고, 누구보다 우리 학교를 믿고 좋아하기 때문에, 꼭 다른 곳이 아니라 학교에서 인정받는 학생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학부시절에는 크게 특별할 것이 없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무슨 상을 받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었고, 대학원을 올라와서는 연구 실적과 대학원 학점으로는 누구한테도 안 밀릴 자신이 있었지만, 스스로 이 목표에 대한 욕심은 어느 정도 내려놓게 되었다.
우리 지도교수님께서 카이스트로 이직을 가시게 되었고, 나는 남은 학위기간동안 파견 학생으로 카이스트에서 근무하는 것을 선택했다. 자대에 남아있는 학생이 아니다보니 이 선택을 하면서 아무래도 교내상을 받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1번의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는 목표를 위해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선택했다.
대학원 생활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내 분야에서는 국내에 누구와 실적을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을 자신은 있다. 일단은 졸업 후에는 사기업 취직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시기가 내 연구 커리어에서는 첫번째 전성기라고 생각을 했고, 대한민국 인재상을 알게 되었다.
학위를 마무리하면서 마지막 도전으로 지원하기에 딱 좋다고 생각했고, 디지스트 소속으로 받을 수 있다면 더욱 뜻 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 최종 지원을 완료했다.
대학원을 마무리하면서 논문, 채용 등 많은 것들을 지원을 해보고, 좋은 결과들도 있었지만 실패의 아픔도 많이 느껴봤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도전 자체로 충분히 성장을 할 수 있고, 결과 상관없이 어떤 것에 도전을 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존중받고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라는 것 이었다.
이 글을 굳이굳이 지원하면서부터 올리는 이유이다.
당연히 대한민국에 훌륭한 인재들이 많아서 1차부터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원서도 애초에 꼭 붙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한 것은 아니다. 추천서들의 경우도 부탁을 드릴 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드리거나 이런 내용을 포함해달라는 요청 없이 진실된 평가를 요청드렸고, 추천서 확인 절차 없이 추천서 발송 완료 여부만 전달 부탁드렸다.
내가 원하는대로 꾸며진 추천서를 가지고 심사를 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를 가장 잘 평가해줄 수 있다고 판단한 분들께 추천서를 부탁드렸는데, 만약 그 분들이 추천서에 좋지 않은 내용을 써서 떨어졌다면 그건 애초에 상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 일 것이다.
내가 판단하기에 충분히 이러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는 학위를 했다는 것에 충분히 만족하며, 이러한 도전을 하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
당연히, 좋은 결과가 있다면 후속 시리즈로 지원 후기가 계속 업로드 될 예정이다ㅎㅎ
9/27 업데이트
1차 서류심사 결과가 나왔고, 아쉽게 탈락했습니다ㅎㅎ
대한민국에 저보다 훌륭한 인재가 많다는 것이 기분이 좋기도 하고, 그래도 올해 목표 중 하나로 잡고 있었던 것을 마무리지은 것 같아서 홀가분한 기분이네요.
다른 후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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