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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직관 일기

20190525 SK NC 창원NC파크 원정 직관 일기

개루프이득 2019. 5. 25. 23:23

이번 후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성한다. 중간중간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아져서 글은 매우 길어질 것 같다.(스압주의)

재미있는 주제들을 나눠서 글을 쓸까했는데 굳이 그렇게 까지 해도 누가 많이 안 봐줄 것 같아서 그냥 하나에 쓴다. (사실 몇몇 주제는 자세히 말하다보면 정치적 쟁점으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아서...크흠)

내가 사는 곳에서 창원은 매우 가깝다. 정확히는 반만 가깝다. 시외버스 노선이 있어서 한 시간이면 직통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그 버스는 하루에 두 대 뿐이라서 돌아오는 길은 험난해진다...(to be continued later...)

본래 계획은 일찍 가서 선수들 출근길에 싸인을 받으려고 했지만, 신축구장이 지어지면서 선수들이 지하에서 직접 내부로 가게 되어 싸인을 받을 수 없어졌다. 이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와 매우 비슷하며, 뭐 이게 선수들한테는 더 편할테니 크게 불만은 없다. 하지만 지방원정 직관은 싸인받는 재미가 8할인데 좀 아쉽긴 하다...

이러 이러한 이유로 그냥 경기 시간에 거의 맞춰서 야구장으로 가기로 했다.

 

3시 10분 버스를 탔고,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경기장은 조금 멀어서 택시를 탔다. 나는 택시는 타고 조금 트렌디해 보이기 위해 "창원NC파크로 가주세요~" 라고 말했다. 그런데 기사아저씨가 잘 못 알아듣는 눈치였다. 그래서 "마산야구장이요"라고 하니 알아들으셨다.

여기서 그 택시기사분은 마산 아재라는 합리적 추측을 할 수 있었고, 그 분의 입장은 내가 갖고 있던 입장과 너무 달랐다. 확실히 마산분들은 마산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 택시기사분은 마산종합운동장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인데, 그 곳에 신축 야구장을 지었으면 그냥 마산 야구장으로 하면 되지 굳이 NC다이노스 측에서 꼭 구단명을 넣어야 겠다고 해서 NC파크 마산야구장이라는 이름으로 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 그 아재는 "창원"이라는 명칭을 빼고 말하셨다.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공식 명칭이 "창원NC파크"에서 마산야구장이 붙어서 "창원NC파크 마산야구장"이 공식 이름이 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택시기사분은 그 상식의 반대로 말해주셨다.

 

이에 대해 여기서 더 말하다보면 점점 정치적 논쟁으로 번져갈 것 같아서 이정도에서 이 이야기는 마무리한다. 요지는 이해관계에 따라 같은 것을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히 어디가 옳고, 어디가 틀리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확실한것은, 창원 그리고 NC와 마산과의 팽팽한 기싸움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후에 한 번 더 언급된다.)

 

택시를 타고 야구장에 도착했다. 신축 야구장의 효과는 대단한것 같다. 작년에 마산야구장을 왔을 때는 관중도 많이 없고, 2군경기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는데, 창원NC파크는 사람도 많고, 가족들 나들이 장소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첫인상이 좋았다.

 

미리 예매해둔 표를 받았는데, 이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특이하게도, 창원NC파크는 3루측의 미니테이블석 일부를 티켓베이에서 판매를 한다. 사실, 티켓베이는 그냥 공식적인 암표거래소이다. 흔히 말하는 플미X들이 되팔기 위한 목표로 심하게는 매크로까지 이용하여 표를 매입하고, 이 사이트를 통해 비싸게 되판다. 이런 사이트에 굳이 야구장 좌석 한 블럭을 왜 할당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리고 표가 아예 따로 발권하는 듯 하여 진짜 안 이쁘다.

 

뭐 일단 야구장을 들어간다.(야구장은 역시 정문으로 들어가야 맛이지) 창원NC파크는 가방검사를 매우 철저하게 한다. 인천행복드림구장 생각하고 오면, 캔맥주같은거 다 걸려서 앞에서 따르고 가야한다. 참고하시길...

 

정문으로 들어오면 보이는 모습이다. 백화점 팝업스토어 아니고 야구장에 있는 팀스토어 맞다. 정문이 3루측으로 있어서 뭔가 들어가면서부터 원정팬 주눅들게 잘 만든거 같다.

내부 사진이다. 느낀 점은 역시 어느 팀이고 디자인은 SK보다 잘 뽑는다. (내 돈을 지켜준 슼 감사합니다.) SK팬인 내가 NC 굳즈를 살 것은 딱히 없으니 그냥 가볍게 구경하고 빠져나갔다.

 

내 자리는 미니테이블석 118블럭이었고, 23열로 꽤 뒤쪽이었는데도 실제로 보면 경기장에 상당히 가까워보였고, 몰입도도 좋았다.

NC팬들이 아니면 원정팬들은 미니테이블석이 생소할 것이다. 미니 테이블석은 위의 사진처럼 두 좌석 사이에 작은 테이블이 있는 좌석이다. 가격도 테이블석보다는 저렴하고, 둘이 오면 쓰기 딱 좋아서 상당히 좋은 자리인 것 같다. 그리고 NC파크는 먹을게 별로 없다. 우리는 그냥 투다리에서 꼬치를 사서 생맥주와 먹었다.

충격적이다. 공룡상회라 쓰고 창렬상회라 읽는다. 홈런볼이 4500원이다... 여기서는 맥주만 사는 것으로 하자.

 

또 흥미로운 점은 이 야구장은 익사이팅존이 없다. 대신 미니테이블석 118구역 맨 앞쪽열은 익사이팅존 그 이상이다.

자리에 앉으면 바로 옆이 덕아웃이다....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할 정도로 가깝다. 뒤에 사진들은 이 자리 구경하러 앞으로 온 김에 찍은 사진들이다.

몸 풀고 있는 선수들
한동민 선수
최정 선수
오늘 데뷔 첫 안타의 주인공 최준우 선수

 

이제 경기가 시작되는데, 창원NC파크의 전광판에는 몇몇 재밌는 부분들이 있었다.

잘 보이려는지 모르겠는데, 여기 전광판은 선수의 타율이 아닌 OPS(장타율 + 출루율)을 메인으로 표시한다. 뭐 메이져리그는 이미 OPS형 야구를 표방하고 있고, 작년 SK가 OPS야구로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OPS가 어느 정도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만은 그래도 꽤 특이한 부분이었다.

다음은, 이미 유명하지만, NC파크에는 투수의 체감속도, 회전수가 표시가 된다. 다른 야구장에서는 보지 못하던 지표를 보는 것이 꽤 흥미로웠다.

오늘 원정팬분들이 정말 많이 왔다. 응원단은 오지 않아서 육성응원으로만 응원이 진행되었고, 곳곳에서 각개전투로 진행이 되었지만, 이런 직관도 나름의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야구장 참 이쁘다.

요즘 이 형 매력 터지는듯... 3루 견제상황 비디오 판독을 기다리고 있는 보노보노고종욱이다. (오늘 고종욱은 진짜 열심히 하던데 노복동은.... 진짜 인간적으로 실망스러웠다.)

저 작품속의 타격폼은 우리 박재홍선수(빵형) 아닌가요??? 문제가 틀린거 같은데ㅎㅎ

이제 거의 모든 팀들이 플레시 응원을 하는 것 같다. NC파크는 저 2,3,4층의 은은한 조명등과, 경기장 라이트도 빠르게 껐다켜지면서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구단 성형 좋아하는 모 구단도 조명 LED로 바꿔서 저런거 하면 멋있을 것 같다.)

NC의 자랑인 양의지선수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NC 다이노스의 경우는 응원단장이 바뀌면서 응원가가 많이 바뀌었는데, 몇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창원NC"라는 응원이 생겼고, "마산스트리트"라는 팀 응원가가 들리지 않았다. 마산스트리트가 없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응원 구호가 마산NC가 아닌 창원NC라는 점은 다시 한 번 그 택시기사분의 말씀과 겹쳐지면서 생각될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경기 다 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9회에 로맥이 쓰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그 이후 고종욱, 허도환의 출루로 설마...? 설마...?

설마였다 그냥 결국 이 스코어에 상대 마무리 원종현이 올라오고 경기가 끝났다. 뭐 이런 경기에서 상대 마무리를 쓰게 한 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점만으로도 충분히 잘해줬다고 생각된다.

원정팬들 정말 많이 왔었고(구단에서는 원정팬 방문율이 낮은 구장이라 1년내내 한 번도 응원단 파견 없다고한 야구장인데, 시설도 너무 좋고, 우리 팬들도 많았다.) 그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선수단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을 알기 때문에 패배에도 격려의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주는 원정팬들이었다.

저기 퇴근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싸인을 받을 수 없다. 그냥 여기 서서 버스 갈떄 인사를 해줬다. 선수들이 봐줬겠지?

 

이제 집을 가야 하는데, 이 시간에는 시외버스가 끊겨서 고속버스를 타고 1시간 20분여를 간 후에 집으로 대중교통을 타고 약 1시간 30분정도를 가야했다. 하지만, 같이 야구보러 갔던 후배의 지인이 마침 창원에서 우리집쪽으로 간다고 해서 정말 고맙게도 차를 타고 약 1시간만에 편하게 집으로 올 수 있었다.(역시 차가 있어야해....)

 

한줄 마무리

경기 자체는 별로였지만, 기억에 남는 직관이었던 것 같고, 지금까지 아무리 그래도 인천행복드림구장이 짱이라고 했는데, 먹을거 빼고는 창원NC파크가 한 수 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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