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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루프이득의 블로그
2019 올스타전 직관일기 (2) (원정응원단석위치, 근처 호텔) 본문
<<1부 링크>> https://openloopgain.tistory.com/29
1부에 이어서 이제 야구 시작한 이후의 이야기인 2부를 시작한다.
일단 나는 원정 응원단석이 있는 121구역의 8열 3번자리에 앉았다.
그동안의 올스타전에는 모든 팀의 응원단장들이 왔었지만, 이번에는 나눔, 드림팀 별로 각 팀에 한 명의 응원단장씩만 파견했다. 치어리더들은 NC다이노스의 치어리더 이며, 응원단장은 KT 위즈의 김주일 응원단장님 이었다. 개인적으로 SK와이번스의 정영석 단장님이 오시지 않아서 초반에는 조금 실망했었지만, 킹주일이라는 별명 답게, 원정이라 작은 엠프 소리, 좁은 응원단석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미있고 열정적으로 잘 응원유도를 해주셨다.
1회초 3번타자 최정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런데 모습이 뭔가 이상하다...
ㅋㅋㅋㅋㅋ 너무 그냥 공장장 그 자체잖아...ㅋㅋㅋㅋ 재작년부터 홈런군단으로 변신한 SK 와이번스, 거기서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정은 홈런공장장 이라는 별명이 있다. 그래서 올스타전은 맞이해서 홈런공장장으로 변신을 한 것 같다. 최정은 성격상 장난도 많이 안 치고, 늘 진지한 성격이라서 이 분장이 더 찰떡으로 맞았던 것 같다.
1회말을 깔끔하게 막아준 SK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의 모습이다. 김광현은 그 자체가 그냥 팬서비스다.
이어진 2회초 공격, 선두타자 로맥의 타석, 진짜가 나타났다. 로맥은 홈런공장 캐나다 지부장, 로맥아더 등의 별명이 있는데, 이번 올스타전에는 로맥아더 장군으로 변신을 했다. 간지 철철.... 로맥아더 장군님은 멋지게 삼진을 당하고 들어오셨다.
이어서 한동민이 타석에 들어선다. 올스타전은 거의 SK가 다 먹여살리고 있는 느낌이다.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신한 것일까
한동민은 외국인 타자같은 피지컬과 파괴력으로 동미니칸이라는 별명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도미니카 모양의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한동민은 이 모습으로 드림 올스타 팀의 첫 안타를 2루타로 장식했다.
인터뷰에서 본인은 진지하게 야구만 하겠다고 한 고종욱도 뭔가를 준비했다.
고볼트 라는 별명에, 우사인볼트를 따라한 고종욱이었다. 고볼트에 걸맞게 고종욱은 평범한 2루 땅볼을 전략질주로 내야안타로 만들었다. 후문에 의하면, 고종욱은 원래 팬들이 가장 원했던 보노보노를 준비했었지만, 최근 일본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을 고려하여 고볼트로 바꿔서 준비했다고 한다.
5회말이 끝나고 홈런레이스 결승전 로맥과 샌즈의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이 와중에 또리의 미친 존재감...ㅋㅋㅋ
홈런 레이스 예선 이후 로맥은 인터뷰에서 그냥 몸풀기 정도로 가볍게 했고, 결승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었는데, 로맥은 10OUT에서 7개의 홈런을 치면서 2개의 홈런에 그친 샌즈를 가볍게 누르고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품이었던 스타일러는 한동민에게 팔기 위해 네고 중 이라는 인터뷰도 남겼다ㅎㅎ
구원투수 팬투표 1위로 올스타에 출전한 김태훈 선수 역시 무엇인가 준비를 해왔다.
김태훈은 자신의 스승인 손혁 투수코치가 올스타전 경험이 없다는 것을 배려하여 황금 손혁이라는 마킹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롯데 마스코트와 모자를 바꿔쓴 또리. 또리 너무 귀엽다ㅜㅜ
올스타전 응원 얘기도 안 할 수 없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킹주일 단장님이 응원 유도도 정말 잘해줬지만, 드림 올스타 팀의 팬들의 열기도 대단했다. 다른 팀 응원이라고 안 하는 것 없이 다 같이 했고,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한 5회쯤 부터는 드림팀 응원석 쪽에서는 나눔팀 선수들의 응원가, 팀 응원가도 모두 따라부르면서 같이 응원하기 시작했다. 이에 드림팀 응원단에서도 아예 수비시간까지 계속 팀응원가들을 틀어주면서 응원의 열기를 이어갔다. 내가 드림팀에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런 점에서 드림팀의 팬들이 훨씬 경기를 즐기는 느낌이었고, 응원가 역시 드림팀 응원가들이 더 좋았던 것 같다.
특히나 삼성 라이온즈의 이학주 선수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가 절정이었다. "학주교"의 교주인 이학주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 10개구단의 모든 팬들이 교도가 되어 교주님을 향해 열광했다. 아마 유튜브에 올스타전 이학주를 검색하면 이에 대한 영상은 많이 나올테니 한 번 찾아보길 바란다. 지난번에 삼성전 직관을 갔을 때 원정석에서 소심하게 따라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함께 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나중에 하이라이트를 확인해보니 하이라이트에 화면에 잡혀있었다. 아마 풀영상을 보면 꽤 많이 잡혔을 것 같다ㅎㅎ
축제의 현장 답게 10개구단 팬들의 연합 응원도 많았다. 국민 응원가인 아파트에 맞춘 응원과, 들국화의 돌고, 돌고, 돌고에 맞춰서 파도타기, 그리고 빅뱅의 붉은 노을에 맞춰서 플레시 응원까지 했다. 창원NC파크 역시 조명을 LED로 써서 이 조명까지 조절을 해서 응원이 정말 멋있었다. 이걸 영상을 찍었으면 좋았을텐데 신나서 응원하다 맞다 찍을 껄 하니 이미 다 끝났었다..ㅜㅜ
올스타 마무리 투수 슼판왕 하재훈 선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마킹을 보면 뭔가 특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지 라는 이름이 써있는데, 뭐 하재훈 딸의 이름이나 그런 것은 아니다. SK와이번스의 희망더하기 행사에서 선수들은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그 아이들의 이름이 써 있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했었는데, 하재훈도 예지의 이름으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정신없이 나오다가 그냥 유니폼을 입고 나와버렸었다. 이후 인터뷰에서 예지에게 미안하다며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예지 이름의 유니폼을 제대로 입고 오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올스타전에서 지킨 것이다. 개인으로서 프로 데뷔 첫 시즌에 팬투표로 뽑힌 올스타전은 정말 중요한 경기였을 텐데, 이런 큰 경기에서 모든 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 약속을 지키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이는 예지에게 정말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귀여운 또리 사진 하나 더ㅎㅎ
SK 선수들의 팬을 향한 마음, 그리고 하재훈의 따뜻한 마음 덕분이었을까 드림 올스타팀은 한동민의 2타점 2루타를 포함하여 9회에 다시 경기를 뒤집고 9 대 7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 종료 후 불꽃 축제, 불꽃 놀이 하면 문학구장인데 내년에서는 인천에서 올스타전이 열렸으면 좋겠다ㅎㅎ
불꽃놀이가 끝나고 이제 남은 것은 시상식 뿐이다.
올해 신설된 베스트포퍼먼스 상은 로맥아더 장군이 차지했다. 애초에 SK는 경기는 지더라도 축제에서 무조건 베스트퍼포먼스상은 가져온다는 각오였다고 한다. SK 선수들 모두 정말 좋은 팬서비스를 보여주었고, 그 외에도 NC 다이노스 마스코트인 단디 인형탈을 쓰고 직접 응원단상에서 응원을 한 NC의 박민우 선수, 그리고 학주교의 부흥회를 이끌었던 이학주 선수도 기억에 남는다.
다음으로 승리 감독상 SK와이번스 염경엽 감독, 염감독은 선수들이 팬서비스를 준비하면서도 경기 자체에는 루즈하지 않게 시즌 중 경기와 똑같이 진지하게 경기에 임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번 올스타전이 꿀잼 경기였다고 평가되는 이유들 중 가장 큰 이유는 여러 팬서비스도 있지만, 10개구단 선수들 모두 진지하게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올스타 명단 중에 유이하게 드림 팀의 SK 김강민 선수, 롯데 나종덕 선수가 출전하지 못했었는데, 원래는 마지막에 김강민 투수, 나종덕 포수의 배터리로 경기를 마무리하고자했지만, 경기가 그냥 끝나버려서 못 했다는 후문이 있다. 은퇴 전에 마지막 올스타가 될 수도 있는 김강민, 그리고 올스타 자질 논란으로 고생을 했었고 창원이 고향인 나종덕 두 선수 모두 올스타에서 뛰는 모습을 보지 못한 점은 상당히 아쉽다.
다음으로는 우승팀 시상, 드림 올스타의 대표로 SK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이 수상했다.
다음으로, 누구나 다 예상하는 미스터 올스타, 5타수 4안타 2루타 4개, 5타점 2득점의 기록을 세울 한동민이 차지했다. 2017년 최정에 이어서 올스타 대체선수로 나간 SK선수가 다시 한 번 별 중의 별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순간이다.
후문으로 한동민이 미스터 올스타를 차지하면서 로맥과의 스타일러 거래 역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다.ㅎㅎ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포즈?ㅎㅎ 2년 전의 최정이 자연스럽게 생각난다.
올해는 말 그대로 SK의 올스타전이었다. 8명의 가장 많은 선수들을 배출했고, 1이닝 무실점의 김광현, 1과1/3이닝 무실점의 황금 손혁 김태훈, 1과 1/3이닝의 예지 승리투수 하재훈, 3안타의 고볼트 고종욱, 1안타의 홈런공장장 최정, 2안타의 로맥아더 로맥, 4안타의 MVP 동미니칸 한동민
경기 내용과 팬 서비스, 모든 면에서 SK 선수들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예상대로, 시상식 끝까지 보니 이미 버스 막차 시간은 지났었다. 나는 미리 예약해둔 마산시외버스터미널 근처의 108 미니 호텔이라는 곳으로 향했다.
1박에 35,000원 치고는 괜찮다. (제주도의 그 게스트하우스와 심하게 비교된다ㅎㅎ) 창원으로 직관을 가서 하루를 자야하는 원정팬들에게 이곳을 추천해준다!!
응원을 너무 열심히 해서인가, 경기 중반부터 공수 구분없이 계속 응원을 했더니 너무 힘들었다. 작년 한국시리즈 6차전 12회쯤에 느껴졌던 체력적 한계가 오늘은 7회말 쯤 부터 느껴졌다. 호텔 오자마자 씻고 그냥 뻗었다. 다음날 아침에 첫차타고 복귀하면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스타전은 선수들도 설렁설렁 뛰고 해서 노잼이라는 얘기가 야구팬들 사이에 많았는데, 이번 올스타전은 정말 재미있었다. 내 역대 직관 경기들 중에서도 손에 뽑을만한 직관이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10개구단의 팬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팀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순수하게 서로 팀의 선수들을 응원해주고 서로의 팀응원가를 불러주는 것이었다. 올스타전 기간동안만이라도 순위경쟁은 잊고 모두가 하나가 되어 즐기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내년부터 매년 올스타전을 따라다니게 될지 아닐까 벌써부터 걱정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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